스피탈필즈 시장

ACS_DB_Spitalfields_Market런던 이스트 엔드의 오래된 구역인 스피탈필즈는 1197년에 설립된 세인트 메리 스피틀이라는 병원에서 이름을 따왔다. 그곳에 진짜 성모 마리아가 살았던 건 아니고, ‘병원(hospital)’을 줄여놓은 것일 뿐이다. 실제로 중세시대 영국에서는 ‘병원’이라는 단어가 ‘관광’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스피탈필즈는 17세기 후반에 비단 상인 존 볼치가 목요일과 토요일마다 시장을 여는 권리를 획득한 것을 계기로 개발되기 시작한다. 이 시장에서는 과일과 채소만 팔았는데, 그것이 매우 인기가 있었다.

이스트 엔드 대부분의 지역과 마찬가지로 스피탈필즈도 영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의 정착지가 되었는데, 시장이 열리기 시작한 직후 영국에는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추방된 프랑스 위그노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스피탈필즈에 정착한 대부분의 위그노인들은 솜씨 좋은 방직공들이었으며, 스피탈필즈 시장에서 옷감을 팔았다. 곧 스피탈필즈는 고급 비단으로 유명해졌으며 높은 명성을 얻게 되었다.

1875년에 시장 임대권이 로버트 호너라는 개발자에게 넘어갔다. 호너는 시장 주변에 교통 체증을 일으키지 않고 시장을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 화이트채플 자치구 위원회와 정기적으로 격론을 벌였다. 1883년에 강철과 유리 지붕에 제작되었고 1900년대에는 주위 상점도 지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피탈필즈와 이스트 엔드 전역의 명성은 퇴색되어 갔다. 19세기에는 비단 제작자들이 다수 유입되었으며, 인구 과밀과 빈곤으로 인해 범죄가 증가했다. 하지만 스피탈필즈 시장은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식품을 구매하는 중요한 시장으로 계속 유지되었다.

현재까지도 남아있지만, 최근 대기업에 인수되었고 상품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참, 잭 더 리퍼에 관심이 있다면 텐 벨스 술집 맞은편 벽에 그의 희생자 목록이 걸려있으니 한잔하면서 그들의 넋을 기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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