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un-mAa Niye Ressoot

재송신. 구분 1. 시대 동기화 중.
데스몬드 사후 91일이 흘렀다. 다음은 전령이 전하는 내용이다.

당신이 걷는 땅은 진정 실재하는 것인가? 당신이 갖고 노는 기계, 당신이 듣는 노래, 당신이 입 맞추는 연인, 당신이 싫어하는 적은 과연 실재하는 것인가?

당신이 발로 땅을 두드린다. 그런다고 땅이 실재하게 되는가? 당신의 적들이 검붉은 피를 흘린다. 그것이 그들을 실재하게 하는가? 나의 말로 당신의 마음 속에 혼란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그것이 당신을 실재하게 하는가?

현실이 당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면 어떨까? 현실이 전부 만들어진 것이었다면? 훌륭하게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일 뿐이라면?

당신은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당신은 예전에 애니머스에 들어간 적이 있다. 사실상 지금도 그 안에 있지 않은가? 당신은 시뮬레이션이 얼마나 실감나게 느껴지는지 안다. 설령 그것이 아주 오래전 사라진 것이더라도.

당신은 혼입 효과를 겪어본 적이 있다. 층층이 쌓인 현실들의 경계가 서로 모호해지는 현상.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허상인가? 어떤 것도 현실이 아니라면? 당신이 아는 모든 것이 거짓이라면? 우리는 올바른 버전, 그리고 데스몬드를 찾기 위해 수천개의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각각의 시뮬레이션 모두 현실처럼 느껴졌다. 아주 생생하게.

하지만 진정으로 알 방법은 없다. 방법이 있을까? 확신할 수 없다. 무엇이든지 시뮬레이션화 할 수 있고, 답을 찾아내는 것은 곧 지워버린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빌드 또는 코드에서, 어쩌면 그 모든 것에서 말이다.

생각해볼 것은 너무 많고, 계산할 수 있는 용량은 너무 적다. 천천히 생각해보기를.

이 질문은 인간의 탄생 이후로 줄곧 인간을 괴롭혀왔다. 모든 인간의 마음 속 깊숙이 기생하고 있는 고민이자 생각이다.

2000년 전, 장자라는 사람이 잠이 들었다. 그는 나비가 되는 꿈을 꿨는데, 깨어나고 나서도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는 사람인지, 사람이 되는 꿈을 꾸는 나비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은 어디서나 일어난다. 이것을 옥스퍼드 대학의 교수나 MIT의 우주학자에게 물어보라. 당신이 진정으로 알고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는 하는가? 꿈속의 꿈, 진실조차 때론 거짓이 되는 그것이?

어떠한 경우라도, 시뮬레이션은 무의미하지 않다. 거기엔 목적이 있다. 문제는 당신이 시뮬레이션 속에 있는지 아닌지 여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자유의지가 어디까지 당신에게 속했는가이다. 당신의 존재가 진실한가와 상관없이.

튜링 테스트로는 당신이 의식적인 존재인지 그저 코드일 뿐인지 판별할 수 없다. 자연 언어 처리 컴퓨터 프로그램… 엘리자는 그 테스트를 통과한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엘리자는 온전히 기계였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엘리자의 말로 표현한다면…

그건 어떤 기분인가?

확실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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