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고향을 떠나며

순번 7
글쓴이 톰 카바나
호칭 현자
진짜 이름 아이타

보스턴과 나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키워주신 부모님을 등지고 떠날때 기분을 떠올리니 마음 한구석이 저며온다. 지나서 생각하니 그 당시에 슬퍼하거나 적어도 불안해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일찍 집을 떠난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그때만큼 자유의 참맛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집을 떠난 것이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쯤 들어 목소리가 좀 더 강하게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 같았고, 해로운 목소리도 아니었고, 동료들과 성숙한 관계를 맺는데 방해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밤에 잠을 잘때나 낮잠 잘때 찾아오는 몽상과 달리 이 목소리는 현재 내 생활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다. 이유도, 동기도 없이 낮이고 밤이고 귓가에 맴돌았다. 계속해서 들린 건 아니지만 빈도가 잦기는 했다. 무엇보다 가장 이상했던 건 기억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 목소리 중에서 내 자신의 목소리가 섞여서 들린 적도 있다.

(OG :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편을 아내가 심하게 괴롭혔다는 뜻이군. 이거 <사랑과 전쟁> 감인데.)

혹시 전생에서 나누었던 대화가 들리는 건 아닐까? 내가 알던 사람에 대한 기억, 오랜 과거에 했던 일에 대한 기억이 아닐까? 다음에 이어지는 편지에서는 가장 나를 당혹하게 만든 대화 내용을 들려주겠다…

(OG : 역시 현자는 현자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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