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라 핫산의 메일함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소피아 리킨
날짜2014/02/10 오전 04:55
제목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좋은 아침이에요, 소피아.

밤새 보내주신 스케치를 살펴봤어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시더군요. 애니머스 에어리에 굳이 로봇 팔을 추가하실 생각이시라면 제가 권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역 6축 동작 장비’ 뿐이에요.

실험체가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하면서 실험체가 아무리 과격한 동작을 하더라도 기계 중심부와의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하고 싶으신 거잖아요.

유압 구동기 압력이 최대치(6000 ISP 이상)인지 확인하세요. 소리를 들어보면 알 거예요. 총각 파티 다음 날의 신랑처럼 골골대면 교체하세요. 실험체의 움직임을 방해할 뿐이니 괜히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요.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소피아 리킨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4/02/13 오후 09:00
제목Re: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레일라.

제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확인차 답장해요. 그러니까 당신 말은 모터가 달린 대형 기계 장치에 실험체를 매달라고 제안하는 건가요?

내 눈을 의심하면서 이메일을 5번이나 읽었어요.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아이디어를 여기 마드리드 기술 책임자 가브리엘 킹에게 들려주자 그 사람 첫 반응도 저와 다르지 않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는지 묘한 미소를 짓더군요.

우리가 6축 동작 장비를 고려해 본다고 생각해 보죠. (물론, 전부 가정이에요. 하지만, 일단 계속 읽어보세요.) 제가 지난번에 보여준 경막외 베어링과 이 ‘장비’가 그럴듯하게 호환될까요? 바늘이 실험체의 척추에 안정적으로 붙어있을 수 있을까요?

과학과 헛소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분이네요. 미친 소리지만, 기분은 짜릿하네요.

소피아


보낸 사람이사벨 아단트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4/03/29 오전 08:41
제목징계 조치

안녕하세요, 레일라.

최근 있었던 사건들을 고려해봤을 때 적절한 징계 조치 및 업무 성과 개선 계획 요청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셨다는 건 알지만, 상황이 다시 틀어지는 것보다는 지금 매듭을 짓는 게 낫다고 생각되는군요.

담당관을 배정하여 당신이 여기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지난번 결과가 꽤 좋았던 만큼 다시 한번 그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리즈 박사는 당신을 다시 만나보겠다고 흔쾌히 대답했지만, 원한다면 감독관을 바꿔줄 수도 있어요.

당신은 대담하고, 우리도 당신의 성과를 높게 평가해요. 하지만, 이곳의 절차는 당신 뿐 아니라 앱스테르고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안전에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해도 당신을 돕는 사람들을 존중해줄 수는 있겠죠. 우리 방침에 따라주세요, 레일라. 저희가 바라는 건 그뿐이에요.

이사벨 드림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4/04/11 오전 02:03
제목안 그래도 이런 게 필요했어요

방금 처음으로 당신 온라인 샵에 방문했어요. 당신 패를 정말 잘 숨겼다는 점 만큼은 인정 해야겠군요, 디에나 기어리 양.
당신처럼 침착하고 전문적인 의료 담당관 입이 그렇게 거칠지 누가 알았겠어요. 이쯤 되니 대충 예상 했겠지만, 당신이 만든 십자수 도안을 아주 많이 구매 했답니다. 몇개는 제가 갖고 나머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 줄까 해요. 이 중 하나는 옷소 베르크에게 정말 딱인 것 같아요. 그 사람은 항상 내 주차 자리에 차를 대거든요.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유하니 옷소 베르크
날짜2014/04/21 오전 09:07
제목주차 공간

베르크 씨

제 주차 공간에 주차하시는 버릇이 있는 것 같더군요.
앱스테르고 먹이 사슬에서 저보다 위에 계신 데다 제1987년형 스포츠카보다 더 삐까뻔쩍한 차를 타시는 것도 알겠지만, 제 고용 계약서에 23-FG는 레일라 핫산 전용이라고 명확하게 적혀 있거든요. 그러니 부디 다른 자리에 주차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유하니 옷소 베르크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4/04/21 오전 09:10
제목Re: 주차 공간

임무를 제대로 마친다면 요청을 고려해 보겠네.
정식 절차를 통해 불만을 접수하게. 자네가 절차를 얼마나 중시 하는지는 익히 알고 있으니, 보나마나 그 형식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테지.

자네가 보내준 작은 십자수 선물은 잘 받았네. 문구는 무례하지만, 솜씨는 아주 훌륭하더군.

유하니 옷소 베르크 보냄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소피아 리킨
날짜2015/01/02 오후 08:05
제목Re: Re: Re: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소피아! 안녕하세요오오?

소식 좀 알려주세요, 장치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시제품은 만들었나요? 저한테는 물어보기만 하고 아무 소식도 안 전해주시니, 이런 법이 어디 있나요.

차라리 저를 그쪽으로 부르시는 건 어때요? 그러니까, 그냥 임시직으로라도요, 그편이 낫지 않을까요? 전 앱스테르고 관리자들은 신경 안 써요!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무료 이메일 상담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도와드리는 편이 더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번 이러실 때마다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건 이미 말씀드린 바 있으니 아시리라 생각해요.

그런데도 또 이런 일이 생겼네요. 제 기분은 별로 신경 쓰지 않으시던가, 예상치 못한 발견이 준 깨달음에 취해 계시는 거겠죠.

잘 생각해 보세요, 소피아. 점점 실망스러운 기분이 드네요.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소피아 리킨
날짜2016/08/04 오후 01:59
제목지금 저랑 장난하시나요?

소피아.

방금 그쪽에서 에어리의 휴대 버전을 작업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인가요? 휴대용 애니머스가? 어떻게 저한테는 한마디도 안 하실 수가 있나요? 어떻게 저한테는 아무 내색 없이 순수한 의문인 척 이메일로 물어볼 건 다 물어보면서 뒤로는 그렇게 기가 막힌 기계를 만들 수 있죠? 그건 제 작품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알려주지도 않을 수가 있어요? 대체 저를 뭐라고 생각하나요? 행운 자판기? 어둠 속에 숨어있는 영감의 원천? 그런 건 19세기 술주정뱅이 시인들이나 쓰던 수법이에요. 게다가 그 사람들 다 매독으로 죽었죠.

싸구려 시 읊기는 여기까지예요. 저는 모든 걸 드렸어요. 시간과 능력, 제 믿음까지요. 그걸로도 제가 당신 팀에 들어갈 자격이 안 된다면, 대체 무슨 자격이 필요할지 모르겠네요.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소피아 리킨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6/08/31 오전 11:50
제목안녕히 가세요, 레일라
상태삭제됨

레일라.

이 얘기를 좋게 돌려 말할 방법을 모르겠으니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요. 우리가 만난지도 몇년이 흘렀네요. 버클리의 맥로플린 홀을 가로지르던 당신을 처음 봤을때가 기억나요. 당신이 앱스테르고의 젊은 혁신가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성장할지 생각했었죠. 이후 당신이 거대한 미지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도 지켜봤어요.

하지만 사실,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준 뛰어난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이곳 마드리드의 애니머스 프로젝트에 당신을 합류시킬지 확신이 들지 않아요. 제가 수도 없이 업무 범위를 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징계를 받은 게 대체 몇번이죠? 너무 많았어요, 레일라. 심각할 정도로요. 당신은 정말 똑똑하지만, 너무 제멋대로예요. 어디로 튈지 모를 사람을 연구실에 합류시켜 팀의 업무를 위태롭게 만들 수는 없어요. 실험체를 제어하는 일만 해도 쉽지 않거든요.

저도 당신에게 큰일을 맡기고 싶어요. 다음 날 아침, 휴게실에서 보안도 안된 노트북으로 극비 코드를 재배열하고 있는 게 아니라, 꼼꼼하게 일을 해결해 놓을 거라고 믿고 일을 맡길 수 있길 바라요.

열심히 해요, 레일라. 그리고 언젠가 애니머스 프로젝트에 합류할 것이란 생각은 접어요. 역사 연구 부서의 업무가 당신에게 딱 맞으니 거기에만 집중해줘요. 아마 언젠가 당신의 방식이 바뀌면, 버클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다시 함께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때까지는 제 결정을 존중해서 그만 연락했으면 좋겠어요.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사이먼 해서웨이
날짜2016/11/10 오후 08:55
제목임무 유형 관련 요청

해서웨이 씨.

이 기회를 빌어 고마운 말씀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제가 함께 일하기 힘든 사람이란 건 알지만, 해서웨이 씨는 언제나 적당한 말로 상황을 진정시켜주시는 것 같아요.

지난 주의 점심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때 주신 충고도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이 아니니 믿어주세요. 하시는 일에 대한 해서웨이 씨의 깊은 열정이 느껴져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작은 부탁이 있어요. (절대 이것 때문에 입에 발린 소리를 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정말 아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저희 역사 전술 팀이 요주의 인물에 대한 임무를 더 맡을 수 있다면 어떨까 싶은데요. 운영 업무가 즐겁지 않은 것은 아니냐, 그쪽이 좀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고, 어쩌면 제 사회성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레일라 드림


보낸 사람디에나 기어리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6/12/18 오전 09:59
제목크리스마스 휴가

안녕, 레일라.

앨런 리킨이 무슨 검은 망토 모임에 참석하다 죽었대. 소름 끼치지 않아? 소피아를 걱정하고 있겠지, 이해해. 앨런의 딸에 대한 앱스테르고의 메모나 보고는 없었다고 하니까, 소피아가 답을 하지 않는 게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아닐거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잖아. 레일라, 네가 그 소박한 땜장이 프로젝트에 집중하면서 마음이 바뀐 척하는 건 알겠지만, 그건 가짜야.

크리스마스에 우리집에 올래? 네가 원하는 대로 지내자. 다들 휴일에 그렇듯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엄마는 호박파이를 좀 구울 거고, 아빠는 토끼 같은 걸 사냥하러 가자고 하겠지. 그리고 수상한 카지노에서 고기만 가득한 아침을 먹고 밖에 나가 종일 스노모빌을 탈 거 같아. 노스 다코다를 정말 사랑하지만, 레일라 핫산을 위해서라면 시간을 좀 낼 수도 있지. 좋다고 해주길 바라. 우리 둘 다한테 좋은 시간이 될 거야.

디에나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6/12/18 오후 02:50
제목Re: 크리스마스 휴가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게 틀림 없네. 토끼와 수상한 카지노라… 나는 됐어. 지금 내 ‘죽여주는’ 기계와 함께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은 게 없거든. 방금 배열기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그걸 그냥 날려버릴 수는 없지. 지금은 그냥 지저분한 식탁 매트에 휘갈겨둔 상태라서, 퇴직하기 전에 테스트를 마치려면 서둘러야 하거든. 만약 정말로 퇴직을 한다면 말이지.

거절해서 미안. 디에나, 친절한 제안 고마워. 그리고 걱정해준 것도 고맙고. 하지만 난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난 평소랑 똑같으니까.

게다가 해서웨이에게도 내 운영 보고서를 마무리 하겠다고 약속했어. 보고서가 10갠가 12갠가 되는데, 대부분 내 이름이랑 ‘완료’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쓴 게 없거든.

해서웨이가 올해 말까지 끝내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더라고. 그렇게 되면 조정관이 더 많이 개입하게 될 테고, 그건 나한테 고문이나 다름 없어. 오해 마, 난 해서웨이를 좋아하니까. 내가 굽히고 들어가서 올해가 가기 전에 보고서를 넘기려고.

레일라


보낸 사람디에나 기어리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6/12/18 오후 05:01
제목Re: Re: 크리스마스 휴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보고서 쓰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해.

아니면 같이 포잘 음식이라도 사러 나갈래? 네 작은 프로젝트가 얼마나 진행 됐는지 나한테 보여줄 겸 말이야. 나도 분리 유닛에 대한 아이디어가 하나 있거든.

디에나.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7/03/08 오전 01:21
제목나 지금 어디게?

디에나,

계획을 변경했어. 넌 지금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작은 호텔 방에서 기다리면서 내가 부두로 가고 있는 줄 알겠지만 아니야.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를 타려는 참이거든. 일본 오나가와에 갈 거야. 걱정 마.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한 24시간 내로 연락할 테니까 받아주기만 해. 네 원격 지원이 필요한 일이거든.

중앙 통제소에서 연락이 오거든 적당히 둘러대 줘.

레일라


보낸 사람디에나 기어리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7/06/05 오후 05:01
제목부탁한 물건을 구했어

안녕, 레일라.

네가 부탁한 물건을 구했어. 우리가 전에 얘기했던 약물 4개를 입수했어. 내 예상보다 구하기 쉽더라.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더니, 의사랑 연구소 보조도 마찬가지였네. 일단 면역 억제제는 밀폐 용기에 보관해둘게. 내가 갑자기 몸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들면 이 스테로이드는 다 내 거야. 물론 농담이고.

혹시 금요일에 시간 되니? 같이 영화 보러 갈래? 아니면 함께 경찰 수사 드라마나 정주행 하든지. 드라마에 나오는 가짜들을 몽땅 찾아내자고. 나중에 봐.

디에나.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7/07/03 오후 07:13
제목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안녕, 디에나.

7월 1일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재밌는 부분을 보내 줄게.

알고 있겠지만,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와 같아. 멋진 물고기도 있고 암초도 있고 침몰한 U보트도 있지. 하지만, 가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거대한 쓰레기 섬에 안착하는 고무보트들도 있는데, 아무도 그 쓰레기들을 없애버릴 방법을 몰라.

  • LH: 안녕하세요, 레일라 핫산입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LittleBitoLiz: 안녕하세요! 당신이 좋아하는 특이한 소리, 그러니까 당신이 잠들면서 듣고 싶은 소리가 뭔가요?
  • LH: 제 청축 기계식 키보드의 딸깍거리는 소리를 좋아해요. 그동안 들었던 키보드 소리 중에 제 마음을 가장 편하게 해줘요. 제 방이 1920년대 초의 사무실이라면 정말 천사처럼 잠들 것 같네요. 타자기 소리를 좋아하거든요!
  • @scufflescoble: 좋아하는 노래는요? 그리고 그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요?
  • LH: 쉬운 질문이네요. 라 빅토리아의 Overtime Food. 제 노래방 18번이에요. 이 곡을 들으면 2000년에 매디슨 스퀘어 가든 무대 뒤에서 라 빅토리아를 만났던 밤이 생각나요. 원래라면 난리를 쳤겠지만, 그때는 너무 놀라서 얼어붙어 있었죠.
  • @scufflescoble: 인증샷 보여주세요, 없으면 무효.
  • LH: 사진은 있지만, 절대 공개할 생각 없어요.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7/09/29 오전 03:15
제목준비 완료

안녕, 디에나.

이 이메일이 음성 메시지여서 너도 휴대용 애니머스의 멋진 울림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모든 게 척척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소프트웨어도 돌아가고, 생체 신호도 완벽해. DNA 샘플 시험 결과도 전부 긍정적이야.

서로 이질적인 DNA 가닥들을 합쳐봤는데, 배열기가 어떻게든 재생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내. 아직은 그 시뮬레이션을 체험해 볼 생각은 엄두도 못 내고 있어. 너 없이 나 혼자서는 자신이 없거든. 그리고 휴대용 애니머스 자체도 실제 테스트를 진행 하기엔 조금 일러. 어쩌면 난 그저 시간을 벌고 있을 뿐일지도 몰라… 하지만 너와 밀턴의 DNA 가닥을 합친 시뮬레이션은 꽤 궁금하네. 때가 되면 알게 되겠지… 머지않은 시일 내로.

레일라


보낸 사람디에나 기어리
받는 사람레일라 핫산
날짜2017/09/29 오전 06:46
제목Re: 준비 완료

너 돌았니? 지적할 거리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다!

밀턴의 DNA라고? 진심이야? 레일라, 어떻게 그 사람까지 끌어들일 수가 있어? 불쌍하니 그 사람은 내버려 둬! 실험체 17호의 DNA를 사용하고 싶다면 그건 좋아, 그 사람은 죽었으니까. 하지만 밀턴이라니? 우리 밀턴을 말이야? 도와주겠다고 그 사람 파일에 접근해서는 DNA 프로필을 훔치다니, 그게 할 짓이니? 한번만 말할게, 그 사람은 안돼. 데이터를 지워. 당장.

그리고, 하나 더… 그 애니머스에 들어가지마. 넌 아주 영리한 천재에, 괴짜에, 촉망 받는 공학자이긴 하지만 미친 사람은 아니잖아. 그게 제대로 작동할지 또 어떻게 작용할지, 어떤 시뮬레이션을 재생할지도 모르는 물건이야.

실험체 0호였던 아일린 보크 이야기 알지? 대리인 기획도? 그 사람도 다른 사람의 유전자 메모리를 탐사하다 결국 뇌가 바싹 타버린 채로 죽었잖아. 애니머스 오메가는 장난감이 아니야, 레일라. 진짜라고. 그리고 정말 들어갈 생각이라면,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해. 부탁이야, 레일라.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아. 내가 갈 때까지 기다려, 알았지?

디에나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7/10/20 오후 12:10
제목이집트

안녕, 디에나.

면역 억제제를 담은 밀폐 용기도 챙겨줄래? 혹시 몰라서 말이야. 우리가 이번에 맡은 임무는 또 다른 상급 요주의 유물을 찾으러 가는 일이라는 걸 잘 알아. 하지만, 글쎄… 누가 알겠어? 다른 뭔가가 있을지.

생각해봐. 이건 우리의 휴대용 애니머스를 현장에서 처음으로 사용해 볼 기회가 될지도 몰라. 실제로 시뮬레이션과 동기화하겠다는 소리는 아니야. (그럴수는 있겠지만, 정말 아니야, 약속할게)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뭔가를 찾게 되면 배열 테스트를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만일 찾는다면. 알겠지? 만약 말이야.
한번 더 말할게.
만약이야.
이 정도면 괜찮지?

짐 싸러 가야겠다. 우리 오늘 밤에 만날 거지? 술은 내가 살게.

레일라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아슈라프 핫산, 자이나브 핫산
날짜2017/10/21 오전 02:03
제목안녕하세요…
상태임시 보관 – 보내지 않은 메일

엄마 아빠, 잘 지내시죠?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고 계시길 바라요. 늘 나를 과잉보호하는 오빠들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이집트로 발령을 받아서 내일 떠나요. 떠나려고 보니… 두 분이 생각나서요. 물론, 제 업무에 대해 어떤 정보도 유출하면 안되지만, 아시다시피 제가 규칙에 좀 약하잖아요.

다시 이집트 얘기로 돌아가자면… 잘 모르겠어요. 이래야 할 것 같아요. 두 분께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게 기분 좋은 소식인지는 모르겠지만… 퍼즐 조각이 맞춰져 가는 것 같아요.

제가 버클리를 자퇴한 걸 절대 용서하지 않으셨죠. 하지만 결국, 앱스테르고에 들어왔고 제 능력을 인정 받았어요. 그리고 이제, 공식적인 업무차 우리 선조의 땅으로 돌아가요. 아빠는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하셨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답니다.

뭐… 알고 싶어 하실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제가 돌아오면 한번 찾아가 뵈는 건 어때요? 라미와 케이든도 초대해 어른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케이든은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철들려면 먼 것 같거든요.)

그때가 되면 제 여행에 대해서도 말씀드릴게요. 그리고 제가 맡은 다른 일에 대해서도요. 인정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대단한 일을 성사시키기 직전이에요. 직접 보여드릴 수 있다면, 왜 버클리를 떠나야 했는지 이해해주실텐데. 제가 고집 빼면 시체인 건 잘 아시잖아요, 아빠. 걱정마세요. 제가 20년 전에 집 전화를 박살낸 적이 있었죠. 하지만, 그 덕분에(그리고 여태까지 제게 희생된 수많은 가전제품 덕분에) 지금 이렇게 중요한 기계를 만들 수 있었어요.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디에나 기어리
날짜2017/10/21 오전 04:45
제목만약에

디에나.
아우, 머리가 왜 아직도 빙빙 돌지? 몇잔 안마셨는데?

그건 그렇고, 방금 뭔가 떠올랐어. 애니머스가 유전자 메모리를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하기 위해 DNA를 어떻게 배열하는지 알지? 만약에 (완전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만약 우리가 정말로 무기물을 통해 같은 일을 수행할 방법을 찾게 된다면 어떨까?

물론, 코돈은 부족하겠지만, 여전히 작업할 수 있는 분자구조가 있어. 비딕 박사는 유전자 메모리를 푸는 데 몇년이나 걸렸고, 풀고 나서도 핵 단계에서 해독을 계속했지. 만약 박사가 너무 이른 단계에서 멈췄다면? 이성질체에 분자 메모리가 담겨 있었다면 어떨까?

그래, 분자는 너무 클지도 모르겠다, 정보가 아주 깊숙한 아원자 단계에 저장된다고 봐야할지도 몰라. 왜 메모리는 유기 분자에 특이적으로 저장되어 있을까? 이상한 것을 찾았는데, 이를 반박할 만한 그럴듯한 이유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어.

이렇게 한밤중에 보내는 이메일이 방금 차버린 데이트 상대나 짜증나는 이웃 이야기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미안해… 너라면 이해해줄 것 같았어. 너한테는 행운이 따르니까.

레일라


 

보낸 사람레일라 핫산
받는 사람라미 핫산
날짜2017/10/23 오후 01:50
제목부탁 좀 할게
상태임시 보관 – 보내지 않은 메일

라미에게.

간단히 용건만 말할게. 지금 알렉산드리아의 아주 복잡한 시장에 나와있어서(버지니아가 아니라 이집트야, 라미…), 예의 차려서 메일을 쓸 시간이 없어.

나한테 엄마 사진 좀 보내줘, 저번에 플로리다에서 공원은 죄다 보러 다닐때 찍은 사진 말이야. 몇년 전 가족 여행 중에 엄마가 잃어버린 히잡을 대신할만한 걸 찾은 것 같아.

아, 그리고 엄마한테 내가 어디 있는지는 말하지 말고. 이건 깜짝 선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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