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바다에서 이상한 사고

순번 9
글쓴이 톰 카바나
호칭 현자
진짜 이름 아이타

서인도 제도에 도착할 즈음에 나에게 계시를 준 기이한 일이 하나 발생했다. 악의적인 폭력 사태를 내 두눈으로 목격했는데, 선동자만이 죽음에 이른 것이다. 면죄부를 받은 세이보리라는 해적이 정직한 기독교인이 되어 빚을 갚기위해 배에 올라탔다가, 모욕을 당했다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등을 돌린 후 만취한 상태에서 죽음에 이르렀다. 그는 권총으로 자해했는데, 동료들과 여섯번의 결투를 위해 싸움을 준비하며 권총을 장전하다가 첫번째에 그만 자신을 해치고 만 것이다.

그의 불행에 우리 모두 조의를 표했지만, 그가 사라지면서 선원들이 전보다 조용해진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그가 그런 식으로 자기자신을 해하고 많은 양의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본 나는 한동안 잊고 지내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아니, 어쩌면 그 생각은 이미 내 안에서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예전에 들었던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들의 혈액 안의 코드’ 순간 모든 것이 들어맞기 시작했다! 생명의 코드, 마치 배를 만드는 이의 설계도를 축소해놓은 것과 같이, 세상의 모든 남자와 여자를 만들 책임이 있는 것이다. 어째서 내가 이 생각에 완벽하게 공감했느냐고? 근대 철학에 전혀 선례가 없는데 내가 어떻게 이미 알고 있느냐고? 생명의 코드. 우리 피 안에 흐른다! 상상해보라!

당시 여행을 하면서 몇주동안 이 생각에 빠져있었다. 워낙 깊이 빠져있었기에 이제 와서 뚜렷하게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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